티빙 해지 전 막판 스퍼트. 오늘은 정말 정말 보고 싶었던 <레볼루셔너리 로드>. 소재랑 배우, 감독까지 믿고 본다.
첫 만남과 결혼, 그리고 다툼까지 초반 시퀀스가 매우 호흡이 빠르고 흡입력 있었다.
그만큼 만남보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낳고 세월이 좀 흐른 후 일어나는 갈등이 영화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는 왜 굳이 배경이 1955년이어야 하는지 몰랐다. 찾아보니 '레볼루셔너리 로드'가 미국 subrub의 전형으로, 당시의 경제적 상황이 결혼 생활에도 반영이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실토하네. 공허한 건 많이들 인정하지만 '희망 없다'고까진 말 못 하는데...
'존'은 정신병자이지만 사람들이 '휠러' 부부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말들을 다 해준다. 이 대사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과연 이 부부는 잘 맞는 걸까? 평생의 동반자로서 잘 맞는다는 게 무슨 말인지 와닿지 않았다.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마이클 섀넌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이후로 처음인데, 이번 영화에서 연기력이 더 두드러졌다.
2023.08.27 - [취미/영화] -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재개봉 후기
서로 바람피우고... 서로 안 맞는다는 걸 떠나서 둘 다 결혼과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 적령기가 되었을 때 고민하지 않고 넘어가는 지점이다.
Shep: You just... wanted out.
April: I wanted in.
한글보다 영어가 더 와닿았다. 영어 리스닝을 더 연습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불행에서 벗어나려고(out) 파리에 가는 것이 아니라 행복에 머물기 위해(in) 결정한 것이었다. 이미 파리에 가자고 말하기 전부터 둘은 가치관이 달라서 계속 싸워 온 상태였다. 파국에 다다른 건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특히 '에이프릴'이 중간에 stay와 leave 중 어느 것도 결정할 수 없다는 대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가정이라는 체제를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고, 마치 여기를 떠나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결혼 생활의 파국이 비단 '휠러' 부부만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부부들이 바람, 소통 단절 등 결혼 생활에 핵심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겪는다(본인들은 인지 못할지라도). 결국 결말에서 '에이프릴'이 죽음으로써 둘 사이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끝나는 것이다. '휠러' 부부는 주변에서 많은 선망과 부러움을 사는 존재였지만, 파경을 맞자 사람들의 가십 거리로 전락해 버린다. 디카프리오가 나온 '위대한 개츠비'가 연상되는 엔딩이다. 이상과 현실이 부딪힌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2023.09.17 - [취미/영화] - <위대한 개츠비> 재개봉 후기
감정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하루 날 잡고 보는 걸 추천한다... 날을 잡든 짬 내서 보든 정말 강추하는 영화다.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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