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RDITE의 인생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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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9

<매그놀리아> 재개봉 후기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정말 감명깊었다. 아직 예술 영화에 대한 내성과 체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3시간이 너무너무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구현해낼 수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는 영화를 보고 카페에서 2시간 동안 생각하면서 쓴 내용이다. 우리는 과거를 잊었지만,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았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이다. 이 영화의 주제 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를 잊은 9명의 등장인물이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았음'을 깨닫는 과정이 이 영화의 주요 스토리인 것 같다. 우연과 운명의 교차. 우리는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가? 종반부 나레이션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이야?' 싶..

취미/영화 2023.07.11

<탑건> 재개봉 후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탑건: 매버릭'은 특별관에서 한 번 볼 만한 작품인 듯한데 요 영화는... 오래 돼서 막 그렇게 블록버스터 느낌도 아니고, 내가 제알 싫었던 부분은 스토리가 단순해도 너~무 단순하다. 시험 끝난 당일에 스트레스 좀 풀겠다는 생각으로 기대하고 봤는데 엄청 짜릿한 느낌은 아니었다 .액션은 내 스타일이 아닌 듯하다.

취미/영화 2023.07.05

<엘리멘탈> 후기

대칭 앰버와 웨이드를 축으로 대칭 구도가 많이 나온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배경 하나하나를 손수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장면의 세세한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이 영화처럼 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칭 장면은 앰버가 마지막에 아버지와 절하는 장면이다. 과학 물과 불의 융합? 석양(불)과 수평선(물)이 만났을 때, 모래(이산화규소)가 유리(이산화규소)로 변하는 걸 알아채고 앰버(불)와 웨이드(물)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내가 이걸 발견한 게 너무 뿌듯했다^^ 웨이드가 나무에 불을 붙일 때 물로 앰버의 빛을 모아 불을 붙이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은근 과학적인 게 많이 나와서 반가웠다. 다만 내가 의문이 든 부분은 앰버와 웨이드가 맞닿았을 때 왜 증발하지 않았는지이다. 눈물..

취미/영화 2023.07.04

<어 퓨 굿 맨> 재개봉 후기

'탑건'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보다 훨씬 재밌었다. 물론 나는 톰 크루즈 특별전에서 이런 흥미진진한 영화만을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약간의 불만족은 있었지만, 이러한 배경을 제외하고는 법정 영화의 조상격을 관람한 셈이라 의미가 꽤 있었다고 생각한다. 탑건의 톰 크루즈와 비슷한 점이 아주 많다. 아버지 트라우마와 아버지를 이은 엘리트라는 점이 그렇다. 스토리 흐름은 탑건과 조금 다르다. 탑건은 천재 물리학자(근데 왜 예쁘기까지 한 거지)와의 확실한 러브 라인이 있는 반면, 이 영화는 갤로웨이 소령과의 성적 언급은 있어도 러브라인은 없고, 애초에 그걸 의도하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탑건은 비록 매버릭이 1등은 못했지만 마지막에 큰 활약을 하며 끝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국 피고가 불명예 제..

취미/영화 2023.07.03

<애스터로이드 시티> 언택트톡 후기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괜찮았다. 수능 문학 작품 분석할 때나 들었던 액자 구조를 여기서, 그것도 이렇게나 아름답게 감상할 줄은 몰랐다. 잠들지 않으면 깨어날 수 없다. 이 대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장면은 '애스터로이드 시티'에서 제일 부자연스러운 장면이다. 고전 영화의 수직적이고 단순한 카메라 워킹을 보이다가, 갑자기 인물들을 사선으로 찍기 시작한다. 그만큼 변칙적인 장면이고, 관객들에게 (내용 이해는 안 되지만) 강한 인상으로 남을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기'네 가족은 늦잠을 잔다. 가장 늦게 깨어난 것이다. 그 전까지는 대놓고 싫다고 했던 장인과 결국 같이 살기로 결심하고(여전히 싫겠지만) 같이 캐딜락을 타고 떠나며 영화가 끝난다. 이 영화는 비단 등장인물들만 깨우는 것이 아니다. 가장 많이..

취미/영화 2023.07.02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재개봉 후기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다음부터는 잔인한 영화는 안 봐야겠다. 19금 영화는 세 번 생각하고 예매해야 할 듯. 하지만 이미 매그놀리아와 아이즈 와이드 셧을 볼 계획이 있는 걸... 다만 그나마 좋았던 점은 인간의 불생불멸에 대한 욕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은 항노화와 성장에 대한 욕망이 공존하여 갈등을 겪는다. 극 중에 나오는 클라우디아는 성인 여자가 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한다. 루이와 레스타는 더 이상 늙지 않으나 어떤 고통이 있어도 삶을 끝낼 수 없다. 죽음과 관련된 일에도 절대악, 절대선은 없다는 얘기다. 뱀파이어라는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내도 해소할 수 없는 영원에 대한 욕망을 이 영화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다. 뱀파이어물 클리셰의 원본을 보게 되었다.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취미/영화 2023.07.01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후기

초반에 주인공이 복싱장에 처음 갔을 때, 처음에는 하나도 소리가 안 들리다가 하나씩 소리가 쌓이는 연출이 굉장히 좋았다. 관객의 소리에 대한 역치를 낮춰주는 느낌? 귀가 안 들리지만 눈이 좋은 소녀가 나온다. 반대로 귀는 들리지만 눈이 잘 안 보이는 할아버지가 나온다. 우리에게 감각이란 무엇인가? 영화가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는 감각은 어떤 형태인가? 이것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영화이다. 원제는 (케이코 눈을 맑게 뜨고)이다. 영어 제목은 . 영어 제목이 더 직관적이고 해석자의 관점이 더 많이 담긴 듯하다. 그렇지만 나는 청각 대신 시각에 집중한 원제와 한국어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케이코는 눈을 부릅떠야 한다. 링에서 감독의 지시 대신 선수의 눈에 집중해야 하고,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의 목소리 대..

취미/영화 2023.06.28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재개봉 후기

오늘 무려 50년 전 영화 를 보고 왔다. 후기와 함께 쓸데없는 말도 많으니 읽기 전 참고 바란다. 다 보고 나서, 이해가 안 돼서 당황했다. 후기에 영화가 어렵다는 평을 보긴 했는데, 옛날 영화라고 너무 얕본 것 같다. '모노리스'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왜 저렇게 뜬금없는 타이밍에 나타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정확히 이해가 안 되는 게 정상이었다. 영화에서 보여준 게 그것밖에 없으니.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1. 수직 내가 명명한 말이다. - 수직형 감상: 영화를 구간별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으며 감상하는 것(사건들을 늘어놓지 않고 쌓아서 비교함) - 수평형 감상: 영화를 플롯 순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사건들을 늘어놓음) 설명을 잘하려고 했는데 다른 ..

취미/영화 2023.04.30

<파벨만스> 언택트톡 후기

어제 3회 차 언택트톡에 참여했다. 생애 첫 번째 언택트톡이자 두 번째 영화 평론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나는 이동진 평론가께서 말씀하신 것 중 마지막에 지평선 맞추는 장면밖에 파악하지 못했다. 어제 내 아이디어 수첩에 적었던 내용과 맥락이 일치해서 소름 돋았다. 나는 중용을 지키기 위해 내 감정의 추이를 지켜본다. 나만의 '감정 파동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다. x축은 시간, y축은 감정인데, (-) 감정과 (+) 감정으로 나누어 기쁨과 즐거움이 많아지면 그래프는 상승하고, 두려움과 슬픔 등이 많아지면 그래프는 하락한다. 모든 감정을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 현재 내가 구상한 방법 중에서는 내 감정을 인지하기에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래프의 수치가 위로 솟았을 때..

취미/영화 202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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