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정말 감명깊었다. 아직 예술 영화에 대한 내성과 체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3시간이 너무너무 길게 느껴지긴 했지만,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뭔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구현해낼 수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는 영화를 보고 카페에서 2시간 동안 생각하면서 쓴 내용이다.
우리는 과거를 잊었지만,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았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이다. 이 영화의 주제 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를 잊은 9명의 등장인물이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았음'을 깨닫는 과정이 이 영화의 주요 스토리인 것 같다.
우연과 운명의 교차. 우리는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가?
종반부 나레이션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이야?' 싶은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대표적인 것이 개구리 비. 하지만 나레이션은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But it did happen.
나는 영화에서 한 문장을 꼽으라면 위의 문장으로 하겠다.
I don't know.
- '지미'가 '스탠리'의 질문(사람들은 이걸 보고 왜 웃는거죠?)에 하는 대답
- '스탠리'가 퀴즈 질문에 대해 하는 대답
- '도니'가 바에서 낯선 남자에게 하는 말(사랑은 많은데 누구에게 줘야 할지 모르겠다)
이 외에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옳은 일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사람들은 모르죠.
저는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아요. 그래서도 안 되고요.
-짐 커링-
나는 이 영화에서 '짐 커링'의 직업이 경찰관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싶다. 누구보다 'right thing'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단호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니 다른 등장인물들의 언행들이 다시 보였다.
바로잡으려 한다.
- 도니⇝치아 교정, 바텐더에게 고백
- 얼⇝아들(프랭크 맥키)과 연락하고 싶어함
- 지미⇝아내에게 바람 핀 사실을 털어놓음
- 린다⇝변호사에게 이제야 '얼'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함
- 클라우디아⇝'짐'에게 무언가를 털어놓으려 함
- 스탠리⇝장난감이 되기 싫다고 방송에서 말함
- 짐⇝'클라우디아'에게 오늘 총을 잃어버렸다고 말함
synchronicity(공시성)
- 인간의 마음과 현실 세계가 서로 영향을 미침
-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 칼 융이 창립한 개념
- 이 영화의 중심 소재이다.
영화에서 날씨 자막이 총 세 번 나온다. 그때마다 에이미 만의 노래가 나온다. 가사에 주목하라.
습도 82%
One is the loneliest number that you'll ever do
Two can be as bad as one it's the loneliest number
습도 99%
It's not what you thought when you first began it
You got what you want now
You can hardly stand it, though
By now you know
It's not going to stop until you're wiser
- 스탠리가 오줌을 싸든, 지미가 쓰러지든 show는 계속된다.
- 인생은 인간이 어찌할 수 있든 없는 그냥 흘러간다. ⇝ It's not going to stop
- 현명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은 현명해질 수 있는가?
Clearing, Breezy
But can you save me?
Why don't you save me?
If you could save me from the ranks of the freaks
Who suspect
They could never love anymore
아비의 죄가 자식에게 내렸구나.
-도니 스미스-
- 얼⇝맥키
- 도니 아버지⇝도니
- 지미⇝클라우디아
- 스탠리 아버지⇝스탠리
카메라 워킹
이것은 영화당 매그놀리아&레퀴엠 편을 보고 적은 내용이다.
퀴즈쇼 촬영 현장에서의 롱테이크가 매우 인상적이다. 인물에서 인물로 focus가 매끄럽게 연결된다. 하지만 그만큼 얽혀있는 사람들이 복잡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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