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RDITE의 인생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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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 후기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로 보게 된 . 몇 년 전 를 본 이후 적잖은 충격을 받고 다시는 박찬욱 감독의 청불 영화를 보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왓챠피디아에서 예상 별점을 높게 줘서 할 것들을 미뤄두고 어두운 복수의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영애의 파격 연기 변신으로 당시 화제가 되었는데, 박찬욱의 미감과 정서경의 각본, 탁월한 BGM까지 어우러진 굉장히 예쁜 복수극으로 소개할 수 있다.미혼모 '금자'는 '백 선생'에게 아동 유괴라는 누명을 쓰고 13년 동안 복역 생활을 하며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을 갖게 된다. 재소자들을 잘 도운 덕으로 출소 후 교도소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백 선생'에게 복수를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어떻게 보면 그녀의 딸과 재회하여 사지멀쩡하게 극이 끝나므로 해피엔..

취미/영화 2026.09.06

<밤의 해변에서 혼자> 후기

기분이 안 좋아서 현생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에 좀 빠져보려고 처음으로 홍상수 영화를 봤다. 의외로 굉장히 연극톤이었다. 나긋나긋한 표준어에 내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자전적인 부분도 있겠다. '영희'는 외로운 사람이다. 모두가 자신과 감독의 불륜 사실을 아는데도, 당사자인 '영희' 앞에서는 쉬쉬한다. '영희'는 불륜 사실에 대한 수치심, 죄책감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남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풀게 된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맞서서 화를 내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감독이 의도한 것 같지는 않지만, 즉흥적인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더 실제 대화 같은 흐름을 만들었고, 거기서 더 연극 같은 술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관객으로서 영화 외부의 사실과 아예 관련을 안 지을 수는 없겠지만, 좋아할 사람은..

취미/영화 2026.09.04

[Claude]법이 잘 잡는 죽음, 잘 못 잡는 죽음

두 개의 판결2026년 8월 27일, 서울북부지법은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김소영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은 사형이었다. 재판부는 계획성과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면서, 낮은 지능과 유년기 학대 경험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그보다 두 달 앞선 6월 2일, 군사법원은 아내를 수개월간 방치해 숨지게 한 전직 육군 부사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군검찰 구형은 무기징역이었다.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진다. 여성이 남성을 죽였을 때 더 무겁다는 식의. 하지만 두 사건은 애초에 비교가 잘 되지 않는다. 사망자 수가 다르고, 하나는 낯선 사람을 반복해서 노린 작위이고 다른 하나는 배우자를 방치한 부작위다.정작 눈에 띄는 것은 형량이 아니라 죄명이 정해지기까지의 과정..

취미/글쓰기 2026.08.30

<무의미의 축제> 후기

우연히 중고서점에서 5권에 3만원 주고 산 책 중 하나. 밀란 쿤데라의 . 소설은 오랜만에 읽는다.시점이 굉장히 특이하다. 이따금씩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면서도, '나'라는 주체가 불쑥 등장한다. '알랭', '칼리방', '샤를', '라몽'이라는 네 남자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인생의 무의미함을 축제처럼 즐기자는 내용이다.읽으면서 프랑스 영화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떠올랐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샤를'이 샤갈 전시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역겨움을 느끼는 대목이었다. 그들이 언제부터 샤갈에 관심이 있었는가? 후반부에 나오는 '알랭'의 어머니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인간은 무슨 권리에 근거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권리는 쓸데없는 것만을 보장한다. 인생의 의미라는 높은 기분을 느끼..

취미/독서 2026.08.22

<키스 미 어게인> 후기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전을 해서 보게 되었다. 원래 재개봉한 3편을 다 보려고 했는데, 체력 이슈로 포기하고 하나만 보았다. 하나만 본 걸 후회했다.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볼 만한 영화였다. 잘 만든 이탈리아 영화의 전형을 보았다. 우리나라 시네필들 사이에서도 전혀 유명하지 않은 감독인데, 신작 개봉으로 어떻게 감독을 하게 되었다. 제일 유명한 작품은 샘 스미스 주연의 .30대 후반 네 남자의 우정과 사랑을 시끄럽고 정신없게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의 속편으로, '카를로'를 중심으로 한 복잡한 이야기이다. '카를로'는 '줄리아'와 별거 중이며, '줄리아'는 무명 배우 '시모네'라는 남자친구가 있고, '카를로'는 25살 '안나'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이들 부부에게는 '스베바'라는 딸이 있다. ..

취미/영화 2026.08.22

<애정만세> 후기

대만 뉴웨이브 3대장 중 하나. 차이밍량 감독의 . 나머지 둘은 , 이 있다.비어있는 펜트하우스에 어쩌다 보니 모이게 된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청년으로서의 고독을 그린 영화다. 굉장히 느린 호흡과 적은 대사량이 특징이다. 덕분에 인물들이 느끼는 고독의 무게를 함께 가져갈 수 있다.다만 엔딩에서 '메이'가 우는 신이 너무 길고 듣기 힘든 소리라서 조금 불쾌했다. 무거워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렇게 막 우울하지는 않으면서도 조용히 고독하다가만 끝나는 느낌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재개봉으로 요즘 시네필들이 많이 보는 것 같기는 했다. 한 번 쯤 보기를 추천한다.2025.09.21 - [취미/영화] - 후기 후기" data-og-description="메가박스에서 관람했다. 작년 5..

취미/영화 2026.08.22

<시크릿 에이전트> 후기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의 . 개봉 전 감독 인사 영상으로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다. 덕분에 러닝 타임이 3시간에 가까운 영화임에도 관객 수가 적지 않았다. 옆 사람이 계속 껌을 씹으면서 봐서 미치는 줄 알긴 했지만... 와 같은 배경이다. 브라질 군부 독재가 사실 우리나라 군부 독재 시절과 공교롭게 겹치다 보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연출과 플롯이 불친절했다. 다루고 싶은 내용, 넣고 싶은 장면이 많아도 3시간 안에 충분히 더 친절하게 넣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것이 의도가 아닌 것 같음에도 너무 시크릿 했다.2025.09.04 - [취미/영화] - 후기 후기" data-og-description="*본 글에 사용된 타 저작자의 저작물들은 모두 리뷰를 위해, 이 작품을 추천하..

취미/영화 2026.08.22

<오디세이> 일반관 후기

요새 IMAX 매진 이슈도 있고, 오히려 IMAX가 세로 길이가 더 잘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반관에서 봤다. 사람이 없어서 더 쾌적하게 봤다. 그리스 신파는 어릴 때 본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홍은영 그림)' 이후로 오랜만에 접한다. 놀란만의 각색 방향성이 명확하고, 와 닮아있었다. 전쟁으로 인한 죄책감.다 아는 이야기임에도 서스펜스를 주는 연출이나 오리지널 캐릭터 '시논', 맷 데이먼의 연기가 좋았다. 활소리와 압도적인 BGM이 이 영화가 놀란의 영화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체험되는 영화만이 요즘 극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다만 폭풍우 시퀀스에서 섬멸 때문에 눈이 아팠다. 눈을 감아도 보여서 고통스러웠다...2023.08.15 - [취미/영화] - IMAX 1회차 후기, 관람 전 하면 ..

취미/영화 2026.08.22

<경멸> 후기

장 뤽 고다르의 작품에 한 번도 감응한 적 없지만 벌써 세 번째. , 에 이어 이다.'경멸'은 깔보아 업신여긴다는 뜻으로, 존중의 반대말이다. 직접적으로 "너를 경멸해"라는 말은 영화 후반부에 '까미유'가 '폴'에게 한다. '폴'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까미유'에게 자신을 경멸하는 이유를 듣지 못한다.오프닝과 엔딩의 수미상관이 인상적이었다. 달리 카메라가 영화 속 영화를 찍는 모습. 특히 엔딩에는 수평선을 비추는데, 이 영화에서 강조되는 색의 대비를 마지막까지 느낄 수 있었다.영화 속에서 '까미유'를 향한 '폴'의 마음이 바뀌었다고 생각될 일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까미유'는 종일 사랑을 확인하던 초반부 모습과 달리 후반부에서는 '폴'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그를 경멸한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프로코슈..

취미/영화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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