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면에서 느꼈던 소름돋는 감정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미스트' 이후로 최고의 엔딩이다. '미스트' 후기는 아래에 있다. 스포 주의.
반면 초반부는 좀 지루했다. 컨디션이 좀 안 좋았는데 오늘 아니면 극장에서 언제 보겠나 싶어 무리하게 간 거였다. 그래서 좀 졸았다... 아쉽긴 한데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렌티큘러 엽서가 생각보다 예뻐서 만족한다. 아마 내일 모레 가면 몇 개 더 받을 수 있을 듯하다.
영화 보면서 좀 답답했던 게 두 가지가 있다.
'넬리'는 왜 '조니'가 자신을 배신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하는가?
수용소에서의 '넬리'에게 '조니'는 빛 같은 존재였다. 그를 만나기 위해 버텼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결말에 대해 '내가 살기 위해 그를 떠나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미 이혼했는데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애초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인데, 이전에 나를 배신했을 지라도 누구에게든 기대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왜 '조니'는 '넬리'가 진짜인지 의심하지 않는가?
'영화로운 덕후생활'에서도 나왔던 건데, '믿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죽어야 자신이 아내를 배신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 수 있으니 말이다. '조니'는 본인이 살기 위해 아내를 배신했다. 여기까지는 뭐 누구나 생사의 궁지에 몰리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에 더불어 체포되자마자 이혼하고 이후 아내의 유산까지 노리려고 했다. 이거는 비난받을 만 하다. 개쓰레기다.
'레네'는 왜 자살했을까? 이해가 잘 안 된다. 돌아갈 길이 없다고 했지만, 나는 앞으로 나아갈 힘도 없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어떻게 보면 전후 피해자의 심정 같기도 하다. 전쟁이 끝나면 행복과 해방감으로 충만할 것 같지만, 우리를 외면했던(혹은 가학했던) 자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삶을 이어가기 힘들게 만든다.
아래는 영화로운 덕후생활 클립을 보고 적은 것이다. 다들 한 번씩 보기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fRaGtLQiRKw&t=16s&pp=ygUT7ZS864uJ7IqkIOydtOuPmeynhA%3D%3D
- 빛=(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
불을 끄고 레네에게 얘기하는 것
- '넬리'의 얼굴=독일
- '넬리'와 '조니'는 각각 피학살자와 학살자로 비유됨
- 피닉스=죽어서 재가 된 후 잿더미가 다시 '부활'하는 새='넬리'
1.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행된 학살의 대상
2.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편에게 좌절
3. 남편의 배신을 알게 된 후 느낀 자멸
OST
가사를 감상하면서 영화를 함께 떠올려보기 바란다.
아래는 마지막 장면에 나왔던 'speak low'이다.
Speak Low(Kurt Weill)
Time is so old and love so brief
Love is pure gold, time a thief
Speak low when you speak love
Our summer's day withers away too soon, too soon
Speak low when you speak love
Our moment is swift like ships adrift
We're swept apart too soon
Speak low, darling speak low
Love is a spark, lost in the dark
Too soon, too soon
I feel wherever I go that tomorrow is near
Tomorrow is here and always too soon
Time is so old and love so brief
Love is pure gold and time a thief
We're late, darling, we're late
The curtain descends, everything ends
Too soon, too soon
I wait, oh darling, I wait
Will you speak low to me, speak love to me and soon?
Time is so old and love so brief
Love is pure gold and time's a thief
We're late, we're late, darling
We're late, darling, we're late
The curtain descends, everything ends
Too soon, too soon
I wait, darling, I wait
Will you speak low to me, speak love to me?
Will you speak low to me, speak love to me and soon?
And soon, speak low, speak low
Speak low, speak love
Night and Day(Cole Porter)
Night and day, you are the one
Only you beneath the moon
Under the sun
Whether near to me or far
It's no matter, darlin', where you are
I think of you night and day
Night and day, why's it so
That this longing for you
Follows wherever I go
In the roaring traffic's boom
In the silence of my lonely room
I think of you night and day
Night and day, under the hide of me
There's an, ooh, such a hungry yearning
Burning inside of me
And this torment won't be through
Till you let me spend my life making love to you
Day and night, night and day
피닉스 바에서 두 여자가 부르는 노래다. 내가 위키백과에서 출처를 찾을 수 있었던 노래는 이것 두 개이다. ost 제목이 이렇게 궁금한 적은 처음이다. 끝까지 앉아 있을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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