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와 시네큐에서만 개봉이다. 그래서 이동진 평론가 gv 한다길래 그냥 봐야겠다 하고 기다렸는데 개봉을 안 해서 뭔가 싶었다. 롯데시네마에서는 성인이 된 후 처음이다. 별점이 그리 높지 않고, 끌리는 장르도 아니어서 볼까 말까 했는데 예매하려고 보니 내가 관람권을 하나 갖고 있길래 망설임 없이 바로 예매했다. 롯데시네마를 이용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왜인지 모르겠다. 예전에 이용했다가 잠수(?) 고객이라 관람권 줬을 수도 있다.
포스터도 받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사실 이게 목적이었다. 돈 없어서 수집 같은 데에 재미 들리면 안 되는데... 올해 동안 영화에 쓴 돈만 벌써 30만 원이다. 올해 가기 전에 40만 원 달성할 것 같다. 내년에는 좀 줄여야겠다 싶은데, 또 좋은 기획전하면 혹시 모른다. 아마 내년부터는 시간 없어서 못 볼 수도.
포토카드를 뽑았는데, 메가박스랑 cgv보다 훨씬 질이 좋다. 카드 두께도 더 두껍고, 상하 여백은 있는데 좌우 여백 없이 인쇄돼어 매우 만족스럽다.
- cgv: 편집 기능이 제일 다양한 듯
- 메가박스: 카드가 좀 누렇고 상하좌우 여백이 조금 많은 편
- 롯데시네마: 카드가 제일 두껍고 좌우 여백 없음
요 정도가 특징인 듯하다.
아래는 영화에 대한 감상이다.
소설로 읽었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영화라고 해서 딱히 더 재밌진 않았다.
나무 쓰러지는 소리와 천둥 소리가 비슷하다. 천둥과 함께 나타나 천둥과 함께 사라진 남자.
이름이 너무 헷갈린다. 영어 이름보다 더 헷갈린다. 일본은 성이 워낙 많고, 영어권에 비해 접해본 경험이 적어서 어느 게 성인지 잘 구분이 안 간다. 게다가 한 사람이 신분을 바꾸며 이름 여러 개를 갖는 설정이니 더더더욱 헷갈린다.
사형수의 핏줄, 온천가 아들의 핏줄, 재일교포의 핏줄. 호적상 이름을 바꾼다고 이를 부정할 수 있을까? 사람은 변할 수 있고,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행동이라고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리에'의 가족과 '키도'의 가족은 다르다. 어떻게 보면 이 점이 '키도'가 마지막에 신분을 바꾼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키도'는 가족에게 자신이 한국인의 피을 갖고 있다는 걸 부정당했다. 반면 '리에'는 남편이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든 현재의 자신과 가족들에게 정말 잘해주었으므로 과거를 굳이 알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다.
올해 두 번째 일본 영화(첫 번째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인데, 이번 영화로 안도 사쿠라와 츠마부키 사토시를 알게 되어 좋다. 초반부에 문구점에서 볼펜을 정리하면서 서서히 울음을 터뜨리는 안도 사쿠라의 연기가 매우 좋았다. 그리고 츠마부키 사토시 같은 미남 배우가 한국인의 피를 갖고 있다는 설정이어서 좋았다(?).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Not to Be Reproduced)'이라는 그림이 포스터와 영화 마지막 신에 나온다. 현실이라면 거울 속에 앞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뒷모습이 비치고 있다. 모순이다. 영화에서 '진짜 ~'라는 식으로 이름을 구분하곤 하는데, '진짜 나'란 무엇일까?
제목은 왜 '한 남자'인가? 한 사람의 이름을 여러 명이 쓴다. 어느 한 등장인물을 지칭한다기 보단 진짜 '타니구치', '타니구치', '키도'가 모두 '타니구치 다이스케'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로 살아가기 때문에 '한 남자'라고 겹쳐서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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