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마틴 스코세이지여도... 3시간 20여 분은 너무 길다. 그래도 긴 러닝타임 동안 빌드업해 온 만큼 뒤에서 조용하게 빵 치는 쾌감이 있다.
오세이지족 관련 내용은 아래 위키피디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Osage_Nation
오세이지족 사건과 비슷한 백인의 유색인종 학살로는 'tulsa rase massacre'가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Tulsa_race_massacre
아래는 다음 영화의 프로덕션 설명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psychological westerns(심리적 서부극)보다는서부의 전통이나 문화적 신화를 중심으로 한 영화들이 더 감명 깊었다. 영화의 역사를 배우는 것은 과거를 답습하고 반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감을 받고 한층 진화하기 위해서다. 이 영화들은 나에게 영화감독으로서의 자양분이 되었을 뿐 아니라, 실제 역사를 조금 더 깊이 탐구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 돼 주었다.
- 마틴 스코세이지
나도 서부극이라고 하면 황무지에서 말 타고 총 쏘는 것만 상상했었다. 이 영화 보고난 후에도 서부극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색다른 서부극을 통해 서부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양가적이고 썩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에게도 인간미를 부여하는 것을 정말 잘한다. 우리는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수사 보다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전개해 나가고자 했다.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래서 범죄 영화에 특화된 감독인 것 같다. 입체적인 인물이라 선과 악으로 명확히 나누어 누군가를 욕하고 불쌍하게 여기기 보다는, 그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쭉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동화적인 영화와는 거리가 매우 멀다. 인물의 행보를 찬찬히 좇는 영화로는 '조디악'이 있다. 성인 동화 같은 영화로는 '판의 미로'가 있다.
2023.07.18 - [취미/영화] - <조디악> 재개봉 후기
2023.09.05 - [취미/영화] -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네이버 시리즈온 후기
스코세이지 감독에게는, 개인의 배신이라는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해석하는 것이 원작을 뛰어넘은 본인만의 ‘플라워 킬링 문’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한다. “‘어니스트’와 ‘몰리’가 핵심이었다”라고 그는 표현했다. “관계는 신뢰와 사랑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데, 배신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이 무너진 것이다. 그리고 그 동기가 무엇이었냐 하면, 채워지지 않는 탐욕이었다. 더 많은 땅, 더 많은 부를 향한 욕망. 모든 이유를 불문하고 항상 나를 끌어들이는 주제다. 어쩌면 내가 자라온 배경과 문화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재해석의 focus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raw material에서 하나를 붙잡고 늘어져서 관객들에게 새로운 frame을 제시하는 것이다. 결말에서 원작과 다른 충격을 준 영화로는 '미스트'가 있다.
2023.07.25 - [취미/영화] - <미스트> 네이버 시리즈온 후기
아래도 'daum 영화'에 있던 내용이다. 이 참에 서부 역사에 대해 알면 좋겠다.
오세이지족에 관한 역사적 사실
오세이지족
- 오세이지족은 1870년대에 캔자스 보호구역에서 밀려나 강제 이주를 하게 되면서 오클라호마에 별도의 보호구역을 매입했다.
- 이들은 미국 원주민 중 유일하게 자신들의 자금으로 보호구역을 구입한 부족이며, 1890년대에 오세이지족 보호구역에서 석유가 발견되었다.
- 채굴권은 오세이지족 전체가 공유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와 오세이지족의 관계
- 20세기 초, 미국 정부는 오클라호마를 미국의 주로 만들기 위해 오세이지 보호구역 (당시 ‘인디언 준주’라고 불린 지역의 일부)을 민영화하고자 했다.
- 오세이지족 원주민 정부는 지상 재산은 ‘할당’하는 데 동의했지만 오세이지족 전체의 이익을 위해 채굴권(지표면 아래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권리)은 계속 오세이지족의 공동 소유권을 유지하기로 미국 정부와 수년에 걸쳐 협상했다.
- 오세이지 사람들은 오늘날 오세이지 카운티가 된 지역에서 시추된 석유에 대해 로열티를 지급받았다. 이 석유 로열티로 오세이지족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집단 중 하나가 되었다.
- 할당을 받은 사람들은 채굴권에 대한 로열티 수익의 일부를 받을 수 있는 균등 수익권(headright)을 갖게 됐다. 균등 수익권은 상속을 통해서만 가족이나 배우자에게 양도할 수 있었다. 이 체제에는 처음부터 결함이 있었다. 기존 할당자 중 일부는 오세이지족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부족에 편입되어 토지와 균등 수익권 지분을 나눠 받았던 것이다.
- 공포 정치 최악의 시기가 지난 후, 오세이지족은 의회를 설득하여 최소 절반이 오세이지족 혈통이 아닌 사람은 부족의 일원으로부터 균등수익권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1925년에 통과시켰다.
- 오세이지 사람들은 ‘무능하다’고 간주되어 석유 로열티로 부가 쌓이자 미국 정부는 오세이지 부족의 재산 관리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후견인 제도를 도입했다. 후견인은 백인 남성으로 오세이지 은행 계좌들을 관리할 권한을 부여 받았으며, 석유 로열티는 오세이지족을 대신하여 미국 정부에 신탁하여 예치되었다. 관련된 뇌물, 부패와 사기 행위가 난무하게 되었고, 이 후견인 제도로 인해 오세이지족은 수백만 달러를 갈취당했다.
나도 디카프리오처럼 내 일에 열정적이고 유능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와 연출을 둘 다 잘 해낸 것 같다. 영화가 너무 길어서 지루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뺄 장면을 고르자니 그건 아니다. 후반부에 내가 소름돋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러닝 타임이 길었기 때문이다.
디카프리오와 드 니로의 연기가 매우 좋았다. 특히 '어니스트'가 인슐린을 맞지 않겠다는 '몰리'에게 오세이지족의 문화를 무시하며 쏘아붙이는 연기에서 정말 놀랐다.
마틴 스코세이지 스타일이 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능력으로는 원탑인 듯하다. 솔직히 누가 봐도 범인은 '윌리엄 헤일'인데 아무도 그걸 모른다는 게 무서웠다. 하지만 말을 안 한다고 해서 모르는 건 아니다. 후반부에 '몰리'가 '어니스트'에게 '나에게 무슨 약을 주었지, 코요태?'할 때 완전 소름이었다. 그러고 '어니스트'가 인슐린이라고 답을 하자 말 없이 자리를 떴다.
'윌리엄 헤일'은 '어니스트'가 본인의 계획(오세이지족을 학살해 재산 갈취)에 딱 맞는 기질(여자와 돈을 매우 좋아함, 나약함)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바로 이용해 먹는다. 그러면서 오세이지족에게 자신이 진정한 친구라고 말한다. 이 부분이 제일 소름 끼쳤다. 나는 '헤일'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도 속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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