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에릭 로메르 감독전을 열어봤다. 웨이브를 구독한 시네필이라면 꼭 해야 한다고 본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클레르의 무릎>을 관람했다. 이동하면서 폰으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옛날 영화가 제격이다.
이 이야기는 6월 29일 월요일부터 7월 29일까지 여름 한 달의 해프닝을 담는다. '제롬'이 한 달 후 결혼을 한다 했으니 결혼 직전에 휴가 겸 집을 팔 겸 자신의 별장을 찾은 셈이다. 그때 '로라'와 '클레르(발음상으로는 '클레어'가 맞다)'라는 소녀를 만나면서 욕망과 의지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이다.
씨네21 기사를 보니, 무릎은 발과 성기 중간에 위치한 부위로 '제롬'은 욕망과 의지의 gray area에 있는 것이라 한다. 사실 에릭 로메르의 여섯 가지 도덕 이야기는 주인공이 자신의 개똥철학을 우연과 욕망에 짜 맞춘다는 점에서 굴레를 같이 한다. 결말에 원래 자신의 여자를 찾아간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친구 '오로라'의 실험을 도와주기 위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녀들에게 접근하는 척을 하는 아저씨이다. '로라'에게는 한 송이의 장미를, '로라'의 어머니에게는 여러 송이의 장미를(위 사진) 선물하는 장면이 연이어 나온다. '월터 부인'에게는 꽃을 다발로 줘도 오해하지 않을 것이고, '로라'에게는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사실 받고 싶은 것이다) 서로 합의 하에 한 송이만 주기로 한 것이다.
에릭 로메르의 작품은 추천하지 않는 게 없다. 한 번 보고 마음에 들었다면 다른 작품 역시 그럴 확률이 매우 매우 높다. 여섯 가지 도덕 이야기 중 단편 영화 2편 이후 세 번째 작품이다. 단편 영화는 개봉은 하지 않았고, 프랑스 위키백과에서 내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25.01.25 - [취미/영화] - <수집가> 후기
<수집가> 후기
웨이브를 결제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에릭 로메르의 전성기 시절 장편 작품들(총 12편)이 모두 월정액으로 관람 가능하다. 에릭 로메르 감독은 작년 봄에 CGV에서 했었던 '에릭 로메르 감독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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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작품이 지난 CGV 에릭 로메르 감독전에서 보았던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이다. 주인공이 찌질한 게 특징이다.
2024.05.25 - [취미/영화] -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 개봉 후기
다섯 번째 작품이 <클레르의 무릎>이고, 여섯 번째 작품은 <오후의 사랑>인데, 현재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고,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적도 없다.
다음은 희극과 격언 시리즈. 개인적으로 여섯 가지 도덕 이야기보다 더 선호한다. 첫 번째 작품은 <비행사의 아내>. 곰 같은 남자와 여우 같은 여자가 나온다.
2024.05.18 - [취미/영화] - <비행사의 아내> 개봉 후기
<비행사의 아내> 개봉 후기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적이 없는 작품인 것 같다. '비행사의 아내'는 에릭 로메르의 'Comedies and proverb' 시리즈 작품 중 하나다.'The aviator's wife' or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비행사의 아내는 행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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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품은 <아름다운 결혼>인데, 이 역시 볼 수 있는 경로가 아예 없다. 세 번째 작품이 내일 볼 <해변의 폴린>이다.
네 번째는 <만월의 밤> 또는 <보름달의 밤>인데, 이것도 관람이 불가하다. 다섯 번째가 에릭 로메르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녹색 광선>이다. 취향에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제일 먼저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024.05.18 - [취미/영화] - <녹색 광선> 재개봉 후기
<녹색 광선> 재개봉 후기
에릭 로메르의 가장 유명한 영화. 하루에 영화 두 개 보려니 좀 힘들었다. 예전에는 세 개 보고 벅찼는데, 요즘에는 두 개도 힘들다. 게다가 감독전 기간에 시간을 많이 못 낼 것 같아서 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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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가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이다. 가장 재미있게 보았으며, <녹색 광선> 뒤에 숨겨진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어렵고 심오하진 않지만, 상징과 암시를 통해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에릭 로메르 방식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2024.05.18 - [취미/영화] -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 개봉 후기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 개봉 후기
한국에서는 첫 개봉이다. 이제야 개봉한 게 너무너무 아쉬울 만큼 좋고 감각적인 영화였다. 이 시대에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게, '누벨바그'라는 용어를 만들 정도로 혁신적이었다는 것이 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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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레너트와 미라벨의 4가지 모험>이라는 4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영화가 있다. 굉장히 귀엽고 재미있다. 에릭 로메르의 감성은 요즘 20대와도 잘 맞으리라 확신한다.
2024.05.25 - [취미/영화] - <레너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 개봉 후기
<레너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 개봉 후기
잔잔하게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네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지겹지 않다. 이런 식으로 챕터가 나뉜 영화는 챕터가 거듭될수록 무엇이 반복되는지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이 감독의 'Come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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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 사계절 이야기는 추후에 관람하고 포스팅하겠다. 제작 순서는 봄-겨울-여름-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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