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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의 아내> 개봉 후기

nerdite 2024. 5. 18.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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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적이 없는 작품인 것 같다. 

'비행사의 아내'는 에릭 로메르의 'Comedies and proverb' 시리즈 작품 중 하나다.

'The aviator's wife' or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비행사의 아내는 행선지를 정할 권한 없이 따라서 돌아다니기만 한다. 그래서 생각이 없다. 그런데 비행사인 '크리스티앙'의 아내는 영화에 나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안느'가 격언적 의미의 '비행사의 아내'라고 생각했다.

출처: IMDB

대화 장면에서 화자가 아니라 청자나 주변 사물/풍경을 잡는다거나, 풍자에 가까운 유머를 구사하는 것이 매우 감각적이어서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루시'와 '안느', 생각이 많고 생각에 집착하는 사람은 '프랑수아'이다. 루시가 15세, 프랑수아가 20세, '안느'가 25세인 것도 뭔가 묘하다. 15세의 생각 없음과 25세의 생각 없음의 차이, 캐릭터 차이를 보는 것도 굉장히 흥미롭다. 연출 자체가 감각적이고, 홍상수 감독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출처: IMDB

'루시'가 항공점퍼(자막에서 정확히 무슨 옷이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를 입고 있었던 것 역시 생각이 많아지게 했다. 비행사의 아내라고 여길 수 있는 사람은 '루시'와 '안느'라는 생각이다. 결말에서 어이없는 웃음과 놀람이 공존하는 느낌이 매우 좋았다. 엔딩이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영화가 생각났다. 실제로 영화를 본 후 특전으로 받은 'Wednesday morning routine'에서도 크리스티안 페촐트를 비롯해 반가운 감독들의 이름이 보였다. 루카 구아다니노, 미아 한센 러브 등등... 맨 아래에 이 감독들의 작품 목록을 적어두겠다.

'루시'는 '프랑수아'의 직장 동료와 사귀고 있었다! 생각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다.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가 안 된다... 생각 없는 행동에 져준다 생각하고 사랑으로 감싸줘야 한다. 근데 그 모습이 영화에서 좀 유머스럽게 표현된다.

출처: IMDB

근데 남주 너무... 미련한 연하남이다. 자기 마음을 모르는 젋은 청춘들의 얽히고설킨 연애 이야기. 이랬다가 저랬다가, 언성 높였다가 뽀뽀했다가... 정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안느'의 말하는 방식 자체가 사람 피 말리게 하는데, 그걸 '프랑수아'가 언제까지 받아줄지... 

새로운 표현을 알게 되어 제목도 좋았고, 무엇보다 결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끝내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뒤섞인 채 끝나는 영화. 너무 반갑다.

아래는 에릭 로메르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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