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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운디네> 재개봉 후기

nerdite 2023. 9. 1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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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0일에 봤지만 1일 1 업로드 일정으로 오늘(14일) 업로드합니다.

출처: 다음 영화

개인적으로 '피닉스'보다 더 좋았다. 페촐트 감독은 항상 엔딩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여기서 끝인가?' 하는 생각에 시계를 보고 싶었으나 너무 흥미진진해서 차마 못 봤다.

형태는 기능을 따라간다.

생명과학에서 배운 내용이다. 생물의 형태를 다룬 해부학과 생물의 기능을 다룬 생리학의 관계를 나타내는 맥락에서 위 대사와 똑같은 문장이 나왔다. 진화하면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따라 어떻게 생겼는지가 결정된다는 거다. 건물도 같은 위치에서 시대에 따라 모양이 진화하기 때문에, 쓰임새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것이다. 반복된 설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베를린궁의 무너짐과 재건 속 지워진 흔적들일 것이다. 
베를린궁에 대한 설명은 아래 문서에 굉장히 잘 나와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Berlin_Palace

 

Berlin Palace - Wikipedia

Former residence of the Prussian Kings, seat of the Humboldt Forum The Berlin Palace (German: Berliner Schloss), formally the Royal Palace (German: Königliches Schloss),[1] adjacent to the Berlin Cathedral and the Museum Island in the Mitte area of Berlin

en.wikipedia.org

 

출처: 다음 영화

'운디네'는 유럽 신화에 나오는 물의 요정이라고 한다. 초반에 '운디네'가 '요하네스'에게 '너를 죽여야 한다'라고 말했을 때 '저게 무슨 이상한 대사지?' 싶었는데 '운디네의 저주'를 뜻하는 거였다. '운디네'가 물속에서 사는 모습을 보고 도대체 이 영화는 무엇인가 싶었는데 신화적 함의가 있다니 납득이 된다.
아래 링크에 운디네에 관한 설명이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Undine

 

Undine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Elemental beings associated with water Undine A novella Undines (; also ondines) are a category of elemental beings associated with water, stemming from the alchemical writings of Paracelsus. Later writers developed th

en.wikipedia.org

한편 내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영화를 보기 전 꼭 알아야 할 요소는 없다는 것이다. 배경을 많이 알고 보면 더 풍성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겠지만, 그게 필수 조건이 되게 영화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나처럼 신화를 모르고 적당히 판타지라 생각하고 봐도 좋은 작품이다.

출처: 다음 영화

'운디네'의 직업은 역사학자로, 베를린의 옛모습을 살리는 건축 양식에 대해 해설하는 일을 하고 있다. '크리스토프'의 직업은 산업 잠수부로,  오래된 터빈을 수중용접하여 점검 및 수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둘의 공통점은 과거를 캐냄으로써 현재를 끌어가는 것이다.
산업잠수사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 있다.
https://ncms.nculture.org/unique-job/story/10556

 

바닷속의 보물을 찾는 산업잠수사

산업잠수사는 바다 속의 산업적 가치를 발견하여 개발하는 이들이다. 산업잠수사가 되려면 우선 물 속에서 잠수를 하는 일이 적성에 맞아야 한다. 성격이 활발하고, 활동적이면서 긍정적인

ncms.nculture.org

특히 베를린 도시의 역사에 대한 해설 설명이 많이 나와서 인상 깊었다. 그중에서도 옛 형태를 복원한다고 해서 옛날과 똑같지는 않을 거라는 식의 대사가 나온다. 한편 잠수부 모형의 다리가 부서져 복원한 것을 본 '크리스토프'가 감쪽같다고 말하는데, 뭔가 묘하다. 나중에 '크리스토프'가 터빈에 다리가 껴서 사고당한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피닉스'에서처럼 '복원' 모티프가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다.

출처: 다음 영화

'크리스토프'와 '운디네'의 만남에서 거의 항상 나오는 건 깨지고, 부서지는 모습이다. 수조가 깨치고, 와인잔이 깨지고, 잠수부 모형이 부서지고, 하다 못해 물속에서 기포가 부서진다. 
한편 이 영화에서 그리는 사랑이 보통 멜로 영화랑은 다르면서도 어떻게 보면 현실과 맞닿아있는 느낌이다. '요하네스'는 결혼한 건지 결혼할 건지 모르겠는데 이미 부모님도 아는 여자를 두고 '운디네'와 헤어진 건 실수였다고 말한다. '크리스토프'는 그렇게 좋아하던 여자가 행방불명됐는데 2년 만에 원래 알던 사람과 결혼하고 임신 16주라니... 역시 영원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운디네'가 잠수부 모형의 부러진 다리를 굉장히 잘 붙였나 보다. 물의 파동에도 끄떡없이 붙어 있었으니 말이다. 역시 수중 용접사의 전 여친답다...

출처: 다음 영화

'운디네' 역을 맡은 폴라 비어는 페촐트 감독 영화의 단골 주연인 니나 호스와 많이 닮았다. 뭔가 박찬욱 감독 여자 주연의 유럽 버전 같기도 하고 말이다.

여하튼 <운디네>를 보고 나니 <어파이어>가 더욱 기대된다. 

그나저나 cgv에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전'을 연장하기로 한 건지 13일과 14일 자 예매에 각각 <열망>과 <바바라>가 올라와 있다. 둘 다 저번 주에 본 영화라 아쉽다... <옐라>와 <트랜짓>도 보고 싶은데 예매 스케줄이 될지, 또 내 스케줄이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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