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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토리와 로키타> 언택트톡 후기

nerdite 2023. 5. 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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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하면 언택트톡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참여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영화 장르(다큐멘터리)가 내 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또 언제 언택트톡을 할지 모르기에 참여해보았다. 또 다큐멘터리 영화 한 번쯤은 봐야 '아 진짜 내 취향이 아니구나' 확실히 알 수 있기도 하고 말이다.

출처: 다음 영화

언택트톡은 아주 만족했다. 나는 다르덴 형제의 이전 영화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방식을 이해하는 데 언택트톡 인터뷰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영화 길이 만큼의 인터뷰이지만, 내용이 루즈하지 않다. 형제 감독 두 분이 교차로 답변하시는데, 답변의 핵심 키워드는 거의 항상 '우정'이었던 것 같다. 이들의 이전 영화와 이 영화(토리와 로키타)를 비교하는 이야기, 그리고 감독에 의도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들이 많이 나온다. 나 또한 이를 통해 영화의 내용을 곱씹으며 더 깊이 있는 감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추가 언택트톡 예매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두 번 이상 언택트톡을 하는 기회는 잘 없으니 꼭 관람하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이번 언택트톡은 개인 소장용 녹음을 해도 프랑스어를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자막을 잘 보고 집에 와서 재빨리 정리하길 바란다ㅎㅎㅎ

내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 두 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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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대개 카메라가 고정돼 있지 않다. 첫 장면은 꽤 길게 '로키타'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데, 그때 카메라가 고정돼 있지 않아 계속 조금씩 흔들린다. 또한 카메라가 매끄럽게 움직인다기 보다는 인물들의 동선을 겨우겨우 따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덕분에 영화 자체에 배경 음악이 막 깔리지는 않았음에도 긴박한 상황에서는 어디에서 누가 나타닐까 봐 나름 노심초사했었다. 다큐멘터리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린 느낌이었다.

그리고 위 사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영화는 생각보다 객관적으로  두 아이의 현실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 장면에서 관객들은 '로키타'의 체류증 발급 여부를 심사하는 심사관의 시점에서 '로키타'를 보게 된다. 첫 장면이기에 우리는 심사관과 마찬가지로 '로키타'의 서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 상태에서 ''로키타'가 과연 체류증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이 영화의 핵심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것이다.

출처: 다음 영화

영화 러닝 타임이 길지 않아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기대한 것보다 흥미진진하게 관람했다. 중간중간 슬프거나 안타까운 장면들도 나왔지만 울지는 않았다. 다만, #감동, #다큐 장르의 영화는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로키타'와 '토리'의 변치 않는 우정, 삶의 동력으로서의 우정의 숭고함을 다루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감정의 영속화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토리'와 '로키타'는 서로가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이 우정을 가까이에서 지키려 힘을 다한다. 나는 이게 이해가 안 됐다. 우정이란 매우 조건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에게는 마치 무조건적인 정서인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객관적인 증인의 태도로 이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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