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봤다. 무려 3시간 동안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룬다면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봤다. 하지만 화장실과 몸 컨디션 문제만 아니었다면 시간이 엄청 빨리 갔을 것 같다.
세 개의 시간대가 교차로 진행된다. 오펜하이머의 핵 개발 관련 일생, 오펜하이머 청문회, 스트라우스 인사청문회 이렇게 세 개다. 흑백과 컬러로 이들을 구분 짓는다는 것도 참신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일단 주인공이 킬리언 머피이니 말이다. 그 외에 상대적으로 작은 배역들도 어디서 본 것 같은 배우들이 많아서 놀란 감독은 이번 영화는 물론이고 연기력 논란은 안 생길 것 같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 '테넷'을 본 지 한 달도 안 되었다. 그래서 '테넷'에서 언급된 '미래의 오펜하이머'가 떠올랐다. 테넷을 볼 당시에도 '오펜하이머'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기에 두 영화가 나름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은 양면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역시 윤리적 이면이 존재한다. 그것을 손에 쥔 사람들의 시각/시야가 더 중요하다.
오펜하이머 청문회 장면에서 진 태트록과의 관계 장면이 겹쳐 보이는 것, 트리니티 실험 성공 후 연설에서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들과 열광하는 사람들이 겹쳐 보이는 것에서 매우 탁월한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인 곳에서 과학자로서, 한 사람으로서 발가벗겨지는 것과 윤리적 죄책감의 양면적인 내면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실험물리학과 이론물리학의 차이 또한 상당히 인상깊었다. 오펜하이머는 미국에서 실험물리학을 공부했으나 영화상으로는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공부할 때는 꽤 많은 성과를 낸 것 같다. 양자역학의 불모지인 미국으로 돌아와 강의는 물론 핵 개발까지 성공시킨 사람으로는 애국심이 증명되지 않는 걸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연쇄반응으로 기하급수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것이 만약 물리학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끝나지 않는다면?
이동진 평론가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리뷰가 많은 도움이 됐다. 무한도전에서만 접했던 책인데, 덕분에 영화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오펜하이머가 공산당원이었는지 아니었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진다'는 말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랐다.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CGV 대구'에서 1회차1회 차 상영(7:45~10:55)을 관람했다. 덕분에 6시 기상을 하게 됐다. 다른 사람들도 대단하다. 512석이 거의 매진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곧장 포스터/필름마크 수령처로 달려갔다. 앞에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고, 11시 정각쯤에는 받을 수 있었다. 현재 확인 결과 imax 포스터는 2회차 상영중(1회차 수령 끝)일 때 확인 결과 '재고원활'이나 지금(1일차 18시) 확인 결과 '마감'이다. 필름마크는 1회 차 만에 소진됐다. 1회 차 맨 뒷사람이 받았는지도 불확실하다... 2회 차가 끝나기 전에 확인했음에도 '마감'이었다.
개인적으로 필름마크는 내 취향이 아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 다음으로 두 번째 필름마크인데, 별로 쾌감이 들지는 않는다. 메가박스 오티는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포스터처럼 크고 웅장한 것에 끌리는 것 같다. 저번에 톰 크루즈 특별전 포스터를 다 모으고, 얼마 전 A3 포스터 파일을 샀다.
가격도 적당하고, 포스터를 비닐째로 넣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비닐도 그렇게 얇지 않다. 현재 포스터 15장 보유 중이다.
메가박스에서 돌비 포스터 받고 여기 온 사람도 있더라. 굿즈 수집에 열심인 사람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나도 돌비포스터를 받고, 미임파 때는 못 찍었던 도장을 찍었다. imax 포스터에는 뒤에 조그만 종이 스티커가 있다. imax travel stamp라고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제목이 적힌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이런 소소한 욕구 자극이 CGV의 매력인 것 같다. 포스터 주는 이벤트도 굉장히 많다. 곧 나올 '크리스티안 페촐트' 특별전도 포스터를 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톰 크루즈 특별전 때 쏠쏠하게 벌지 않았나...?
관람 전 알면 좋은 정보
아래의 두 영상을 보면 '오펜하이머'를 볼 때 등장인물들이 덜 헷갈릴 것 같다. 외국 배우들에 박식하다면 덜 헷갈릴 수도 있겠지..?
https://www.youtube.com/watch?v=uEn53bXC5Pc
https://www.youtube.com/watch?v=x6fMGxEAK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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