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RDITE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려면 반드시 스스로의 영혼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

NERDITE의 TISTORY 자세히보기

취미/영화

<노매드랜드> 재개봉 후기

nerdite 2023. 8. 29. 23:54
728x90

출처: 다음 영화

나쁘지 않았다. 그냥 nomad의 로드무비라고만 생각하기에는 매우 아까운 영화다. 물론 막 엄청 짜릿하고 재밌는 영화는 아니다.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 하품도 많이 했다. 하지만 house, home, shelter의 차이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이고, 보는 것을 무조건 추천한다.

not homeless. I'm just houseless.
집은 허상인가, 안식처인가?

이 영화의 핵심 질문이라 생각한다. 아마존에서 만난 동료의 팔에 있던 가사 문신이다.

남들 눈엔 이상해 보였겠지만 그건 네가 남들보다 용기 있어서였지.

nomad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신기한 게,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사실 살다 보면 주류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일이 필연적으로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밀어내지 않고 그 생활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모습이 이 영화의 가장 좋은 점이었다.
'펀'이 밴을 꾸미는 데 많은 돈과 노력을 들였다며 그렇게 쉽게(수리비가 더 많이 드니 새 것으로 바꿔라) 결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펀'에게는 밴이 'home'이었던 셈이다.

기억되는 한 살아있는 거다.

이 대사에서 '코코' 생각이 났다. '펀'이 자신이 죽은 남편을 떠나면 그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잊히는 것 같아 엠파이어를 떠날 수 없다고 말하는데, 아래의 대사가 나온다.

 nomad 생활에서 좋은 점은 '영원한 이별'이란 없다는 거예요. ...(중략)... 그러니 당신도 언젠가 보(죽은 남편)와 다시 만날 거예요.

이 말을 듣고 '펀'은 영화 초반에 엠파이어를 떠났을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또 다시 엠파이어를 떠난다.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그 누구와도 헤어지지 않고 말이다.

출처: 다음 영화

파이아키아에서 '노매드랜드'만 심층적으로 다룬 굉장히 좋은 영상이 있길래 보았다.

'펀'과 '데이브'를 제외한 nomad 캐릭터는 실제 nomad들이 연기한 것이라고 한다. 연기 directing이 굉장히 잘된 것 같다. 연기 관련해서 어색한 점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데이브'는 '펀'을 과거로부터 꺼내는, 과거를 깨부수는 역할이다. 
'펀'이 과거에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접시'와 돌 공원(?)에 있는 구멍 뚫린 돌(화석)은 영화 속에서 비슷한 상징으로 쓰이는 것 같다. '쉽게 부서지는 과거'라는 점에서 말이다.

위에서도 말했듯 '펀'은 엠파이어를 두 번 떠나는데, 둘의 맥락이 다르다는 게 중요하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