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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어파이어> 후기

nerdite 2023. 9. 18.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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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본 사람은 매우 강한 스포일러 주의.

출처: 다음 영화

위 이미지는 16일 자에 따끈따끈하게 수령한 포스터이다. 개봉일에 스케줄이 안 돼서 포스터를 못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cgv는 15일부터 이벤트여서 다행이다. 물론 배지는 못 받았다... 개인적으로 다른 조그만 굿즈들보다 포스터 받는 걸 훨씬 좋아한다.

원제인 'Roter Himmel

'은 '빨간 하늘'이라는 뜻이다. 영화에서 보면 빨간색 풍경(위 포스터만 해도 그렇다), 산불 풍광이 자주 나온다. 영어 제목은 'Afire'. '불타서' 혹은 '감정이 격하여'라는 뜻이다. 불타는 곳과 가까이 있고, '레온'의 감정이 격해진 모습이 자주 나온다. 이외에도 불길이 오랫동안 꺼지지 않고 계속 번지면서 모든 것을 다 불태우듯이, 네 남녀 안에서의 관계도 그렇게 된다. 처음에는 '나디아'와 '데비트'가 관계하다가, 나중에는 '펠릭스'와 '데비트'가 관계한다. 

살면서 '레온' 같은 하남자는 처음 본다. 사회성이 많이 부족해서인지 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굉장히 이기적이다. 남의 감정이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감정만 앞세우는 게 꼭 어린아이 같았다. 이런 모습 덕분에 페촐트 감독 영화 보면서 처음으로 웃었다(이번 영화는 유머가 좀 있다). 하지만 결말을 보면(역시 엔딩 장인답게) 아주 조금 성장한 모습이다. 이전에는 세 사람의 대화를 훔쳐보는 장면이 주였다면, 마지막에는 훔쳐보다가 자신을 드러낸다. 

이번 영화는 페촐트 감독의 영화 중 가장 독일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적은 작품인 것 같다. 

아스라
-하이네

밤마다 술탄 공주
눈빛 대리석 푸르러이 물을 뿜는 분숫가로 가서
흰 물방울 찰랑찰랑 튕기며 목욕을 한다

그때마다 건장한 그의 노예는 뒤돌아서서
물소리를 들으며
목욕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오직 하루하루 야위고 창백해지면서

어느 날 공주는
빠른 말씨로 이렇게 물었다
네 이름은? 그리고 네 고향과 혈통은?

"예, 저는 예멘 태생 마호메드로서
사랑을 하면 죽고 마는
아스라입니다."

이 시가 영화에서 연속으로 두 번 낭송된다. 왜 사랑을 하면 죽을까? 본인이 본인을 죽이는 거다. 위 버전이 전문적인 번역인지는 모르겠지만, 검색해 보니 사랑을 하면 그 갈망에 죽는다는 해석도 있다.

발트해의 풍경이 좋았다. 바다 색과 불길 색이 대비되는 느낌도 좋았다. 역사적 맥락을 조금 걷어내고 페촐트 감독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을 여름에 합친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독일 관련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동독식 이름'이라거나 '욘슨'을 '존슨'으로 발음한다고 놀리는 것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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