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내 개봉했을 때(2024년 3월 13일) 볼까 말까 싶었는데, 아마 그맘때쯤 현생이 바빴던 것 같다. 그래도 언택트톡은 꼭 챙겨봤다. 찾아보니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택트톡을 봤더라. 그건 인정이지.
2024.03.24 - [취미/영화] -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택트톡 후기(결말 포함)
1년도 안 되어 메가박스에서 단독 재개봉. 개봉 후 좀 지나서야 영화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메인 테마곡인 'September'에 맞춰 9월에 재개봉한 것 같다는데, 노래 제목을 몰랐어서 먼저 의미 부여를 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흥행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의외로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건지 어제부터 증정됐던 포스터가 이미 소진되었다. 하지만 나는 아트그라피를 예매했다. 고민하다가 매진되었는데, 전날에 극적으로 두 자리가 나서 예매했더니... 생각보다 빈자리가 많았다. 매번 의문이다. 영화를 안 볼 거면 왜 예매하는 거지? 나는 내가 포스터에 미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작화는 흔한 미국 애니메이션 느낌이다. 대사는 한 줄도 없다. <Robot Dreams>라는 제목에 맞게 꿈을 여러 번 꾼다. 해수욕장이 폐장(아마 9월일 것이다)된 후 토끼들이 구해주는 꿈, 겨울에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길을 따라 걷는 꿈, 봄에 '도그'가 자신과 같은 기종의 로봇을 새로 장만하는 꿈, 여름(아마도..? 새 로봇이랑 바다에 가니까)에 '도그'와 재회하는 꿈... '도그'도 꿈을 꾼다. 하지만 메인은 로봇의 꿈. 마지막에 '도그'와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울컥하기도 한다. 둘 다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2023.09.07 - [취미/영화] - <오즈의 마법사> 재개봉 후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로봇이 화면의 틀을 넘어 빠져나와 스크린을 180도 돌려 <오즈의 마법사> 세계로 가는 연출이다. 애니메이션이라 가능하달까? 또한, 매우 대중적인 음악을 영화에 잘 녹여낸 것 같다. 특히 로봇이 기계음으로 흥얼거리는 'September'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September'가 거리에 울려 퍼지던 1980년대 뉴욕 맨해튼의 풍경을 잘 보여준다.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과거의 향수(그때 존재하지도 않았지만)가 올라왔겠지만... 배경이 어떤 실제 풍경을 바탕으로 한 건지가 그려졌다면 더 영화에 몰입하기 좋았을 것 같다.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도그'와 로봇은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새로운 각자의 자리에서 춤을 춘다. 주제에 맞게 그 시절을 기억하며 춤추고 꿈꾸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건 마음껏 꿈꾸고 순간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영원한 누군가보다는 추억을 동반자 삼아 살 수 있다. 누군가가 떠나면 새로운 누군가를 찾을 수 있다.
Robot dreams everything...
<엘리멘탈>에서처럼 네 컷 사진 찍는 것이 나온다. 이걸 굿즈로 받았어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두 영화 모두 굿즈로 증정된 적이 있기도 하고. 스토리나 연출은 <로봇 드림>이, 작화나 아이디어는 <엘리멘탈>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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