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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하얼빈> 후기

nerdite 2025. 1. 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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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역을 현빈이 한 게 이 영화의 애국 포인트. 외국 영화만 주로 보다가 오랜만에 한국 영화를 보니... 앞으로도 외국 영화를 주로 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래도 영화를 보면 볼수록 현빈이 안중근 같아 보였고, 박정민 연기를 본 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극에 녹아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저기 이미지 소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한 배우들이 많이 나왔는데, 박정민과 조우진만큼은 차기작에서 믿고 볼 것 같다. 사실 연기로는 조우진밖에 안 보였다. 박정민과의 대화 장면에서부터 눈에 띄었고, 반전이 밝혀지는 순간에서의 연기는 한국 영화에서 손꼽을 만하다고 느꼈다. 내 감정이 느껴질지 모르겠는데, 왓챠피디아 좋아요까지 눌렀다. 한 작품으로 한국 최애 배우 등극.

출처: IMDB

하지만 반전이 너무 뻔했다. 코난을 많이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놓고 의심가는 사람은 범인이 아니다. 짜인 판에서 장기짝(등장인물)을 갖고 놀 듯 진행되는 스토리에 진부함을 느꼈다.

하지만 영상미만큼은 일품이었다. 안중근이 얼음판을 걷는 장면이나, 내내 어두운 환경에서 독립을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 감독이 일부러 그룹샷 위주로 나타내고자 했다는데, 매우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유명한 독립운동가 일부밖에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들 옆에는 항상 동지들이 있었다. 

출처: IMDB

하지만 대사가 너무 진부했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의 대사가 너무... 어디서 들어본 듯한, 악성을 부여하는 듯한 인위적임이 느껴져 거북했다. 그래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쏠 때, 이미 다 알고 있음에도 꽤나 서스펜스가 느껴졌다.

쓸데없는 자막도 너무 많았다. 이미 안 동지라고 불렀으면 '안중근'이라는 자막을 넣지 않아도 된다. 특히 역사 영화에서 불필요한 자막은 몰입을 해친다. 초반에 포로로 잡은 일본군과 대화할 때, 옆에서 통역을 계속해주는 줄 알았더니 중간에 한 번은 통역과 함께 자막이 나왔다. 어디에 집중하라는 건지 당황스러웠다.

출처: IMDB

마지막 자막도 감정이 많이 섞여 오히려 감동을 해쳤다. 내가 이때까지 본 전쟁 영화는 마지막에 담백한 사실 몇 줄로 마무리가 되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이 영화는 정확히 반대였다. 박물관에 있는 3분짜리 영상 전시 마무리 같았다.

이동욱과 정우성은 붕 뜬 느낌이었다. 말투가 어색했고, 덕분에 초반의 몰입이 어려웠다.

출처: IMDB

그래도 사실에 기반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안중근이 사람을 죽이는 모습, 잘못된 결정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새로웠다. 플롯은 뻔했지만 그걸 보여주는 연출과 일부 배우의 호연이 빛을 발했던 어두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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