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봤다. 저번에 헌혈하고 받은 관람권으로 뚝딱. 일찍 봤으면 블로그 유입 수도 많아지고 좋았을 텐데... 그래도 저녁 전+방학 시간이라 사람은 많았다. 정확히는 커플이 많았다. 아니꼬웠다.
롯데시네마 리클라이너는 처음이었는데(메가박스 리클라이너만 경험해 봄), 완전히 각도를 눕히니 오히려 불편했다. 좋긴 했지만, 오히려 더 오래된 메가박스 리클라이너가 더 폭신하고 좋은 느낌이다.
사실 1편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는 채로 봤다. 1편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봤더라?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트위터에서 1편과 2편의 격세감을 이용한 밈도 있더라. 1편에 소심이와 까칠이가 있었다는 것도 보면서 그랬구나 싶었다.
2편에는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가 새로 나온다. Puberty 경보가 뜨면서 라일리의 엿같은 사춘기가 시작되는데... 나도 사춘기 때 저랬었나 싶고... 미국 아이의 금쪽 모먼트를 보자니 심란해졌다. 1편은 아이디어 버프로 재밌게 봤는데, 2편은 이미 감정 캐릭터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놀라움/즐거움을 줘야 할 것이다.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해하면서 봤다.
아쉬운 점은 1편과 마찬가지다. 1편에서는 기쁨이, 2편에서는 불안이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특히 부럽이가 스토리 흐름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4:4로 캐릭터 수를 맞춘 느낌이 컸다.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신념 나무이다. 1편에서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던 부분은 기쁨이가 너무 절대적이고(물론 결말은 그게 아니었지만), 2편 초반에도 나오듯 기억을 선별하는 방식이 너무 편파적이라는 것이다. 1편과 2편 모두 감정 균형(분량)이 안 맞아서 갈등이 일어나는 것 같다.
그나저나 '라일리' 성격이 너무... 아니 친구들을 저렇게까지 저버리고, 감독님 노트까지 훔쳐보는 건(심지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음)... 굳이 저렇게까지 파탄난 성격으로 표현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픽사야!!!
그래도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라일리'가 파이어호크에 들어갔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신념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불안이 폭풍이 칠 때는 내가 싫어하는 INFP가 생각나서 조금 구역질 나긴 했다. 하지만 기억의 저편에서 돌아갈 길을 잃은 기쁨이의 텅 빈 눈빛은... 픽사의 표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됐다. 이때 조금 울컥했다.
1편보다 못하긴 하다. 사춘기를 잘 표현했다고 하기에도... 잘 모르겠지만, 1편을 재미있게 봤다면 충분히!!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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