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생각이 크게 없었다. 시놉시스를 보고 그렇게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았다. 운명적 만남을 그린 로맨틱하기 만한 영화일 줄 알았다. 그래도 유명한 '비포 3부작'이고, 에단 호크 배우를 좋아하므로(<가타카>와 <내 사랑>을 재미있게 봤다), 보고 싶기는 했다. 하지만 포스터 아니었으면 굳이 영화관에서 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준비물: 얼굴'이라는, 논점에서 벗어난 말은 잠시 접어두고 영화에 몰입하면... 정말 대사량이 많은 영화란 걸 알 수 있다. 특히 버스에서 진실게임하는 장면(아래 사진)은 주욱 원테이크로 찍은 것 같은데, 대화가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금방 빠져들게 되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어차피 하룻밤뿐이니까 더 서로에 대해 솔직해지고, 서로의 자아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시'는 어린 남자아이, '셀린'은 강한 여성. 서로 생각이 굉장히 다르고 겉핥기만 하면(스몰토크 수준의 성향, 외모, 국적...) 싫어하는 상에 가깝지만,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알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좋았다.
그나저나 '제시'의 화술이 굉장하다. 기차에서 같이 내리고 싶다는 말을 저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유럽 가서 저런 낭만적인 즉흥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그래도 저런 데이트 한 번 쯤 해보고 싶다. '제시' 말대로 나중에 내가 만난 연인을 떠올릴 때 정말 후회 없을 것 같다. 추억으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늙으면 저절로 그렇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의 내용이 굉장히 궁금해지는 1편이었다. 무려 9년에 한 번씩 나와 27년 만에 만들어진 트릴로지. 영화 안팎으로 낭만이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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