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감독전 포스터를 받으려고 본 영화. 시놉시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이동진 평론가님께서 만점을 주셔서 기대를 좀 하고 봤다.
영화를 보면서 frame 내의 장면보다 밖의 장면을 더 많이 상상하게 됐다. 그만큼 자유분방함이 돋보이는 영화였지만, 백치짓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는 정신지체 장애인과 다르다는 느낌을 전제한 것 같았다.
무지성으로 사회 구조에 순응하는 것(같기 위해 같은 것), 지적인 중산층에 반대되는 행위를 하는 것(다르기 위해 다른 것) 둘 다 나에 대한 고민 없이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https://en.wikipedia.org/wiki/Dogme_95
덴마크의 실험적 영화하면 언급되는 단어. 사실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 영화에도 '실험적'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뭔가... 실험적이라는 게 이 영화 안팎을 관통하는 묘한 느낌이 든다.
결말이 다가올수록 충격적일 거란 기대가 커졌는데, 역시였다. 백치짓을 하며 사람들을 바보 만들던(사실 '스토퍼'가 '카렌'의 집에 갔어야 했다) 이들이 카렌의 진짜 백치짓에 멍해지는 모습.
백치짓은 그냥 본인들만의 소속감에 빠져서 실체 없는 '궁극적인 무언가, 최종 도달점'을 추구한 것 같다. 특히 백치짓을 하던 일부가 지식인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백치짓 자체를 즐거워했다기 보다, 백치짓을 한 후 자기들끼리 정상적으로 웃고 떠드는 순간에 희열을 느낀 것 같아 보였다.
보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조금 눈살찌푸려지는 장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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