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를 받고 싶었지만, 스토리보드북을 준다고 해서 갔다. 3주 차 현장 증정이니 1주 차 때 본 덕후들도 아마 또 가지 않을까 싶다. 일본 만화 덕후가 아니라서.. 일반 관객으로서의 평을 해보겠다(?).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후지노'의 방의 창문이 커진다. 그리고 창문을 담는 풍경이, 유년 시절에는 자연에 가까웠는데 성인(프로 만화가)이 되니 건물만을 담는다. 그래서 '교모토'와 함께 있을 때는 계절의 흐름이 보였는데, 혼자 그림을 그릴 때는 시간의 흐름(하루 단위)만이 관찰된다. 묘한 의미다.

애니메이션은 구름이 흐르는 시간까지 모든 걸 조절할 수 있으니 모든 것에 의미를 담을 수도 있다. 보는 사람은 '이런 부분도 있었나' 싶지만, 그리는 사람은 하나하나 생각해서 그릴 것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의 장점(제작자에게는 통점...?)이라 생각해 애니메이션을 관람할 때마다 세세한 부분까지 보려고 한다. 특히 <룩 백>은 러닝 타임이 매우 짧아서 집중해서 따라가야 한다. 물론 스토리나 등장인물들에서 어려움을 느낄 부분은 전혀 없다.

'후지노'가 '교모토'의 손을 잡고 어디든 리드하다가, '후지노'의 집으로 가는 길에 잡고 있던 서로의 손이 떨어진다. 그리고는 '교모토'가 미대에 가고 싶다고 얘기한다. '교모토'는 '후지노'의 등을 보며 점점 성장하고 있었고, '후지노'는 종반부가 되어서야 본인이 사인해 준 '교모토'의 옷(등 부분)을 보고 성장한다. 만화 실력의 성장이 아니라, 마음의 성장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 보니 서로 옷 색깔도 대척점에 가깝다. 항상 '교모토'가 '후지노'보다 파장이 긴 색을 입는 것 같기도...? 영화 보고 나서 스틸컷 보면서 복기하는 거 매우 좋은 것 같다.
*스포 주의*
4컷 만화 용지가 문틈으로 들어가는 연출이 여러 번 나오는데, 첫 번째(유일하게 실제)를 포함하여 모두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만화적 허용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교모토'의 죽음이라는, 기승전결의 '전'의 전형과 관객의 감정 유도를 위한 갑작스러운 장치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소녀의 성장 양상이 매우 흥미로웠다. '후지노'는 첫 장면부터 엔딩 크레디트까지 스크린을 등지고 그림을 그린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둘의 합작임에도 불구하고 '글/그림: 후지노'만 표기해놓은 것은 왜일까? 역시 '교모토'의 뜻이었을까?
방향성을 띤다는 것은 무언가[누군가]에게는 뒷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 전혀 다른 영화처럼 비칠 수도 있겠지만, <투 러버스>를 추천한다.
2023.07.20 - [취미/영화] - <투 러버스> 시리즈온 후기
<투 러버스> 시리즈온 후기
네이버 시리즈온에 가 무료 영화로 올라왔다. 현재 올라온 무료 영화 중 유일하게 볼 만한 영화인 듯... 요즘 시간이 없어 저번에 가 올라왔을 때도 못 봤는데, 이제는 매주 들어가보고 영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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