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한 달 만에 찾은 영화관. 처음 가는 영화관이라 더욱 설렜다. 하지만.. 영화는 그리 좋지 못했다.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든 적은 처음이다. 공포영화는 앞으로 안 봐야겠다.
주인공 캐릭터가 좀 답답하다. Half 초능력을 FBI 요원임에도 불구하고 안 할 행동을 너무 많이 했다. 왜 굳이 외딴집에서 사는 것이고, 저렇게 티 나게 이상한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을 어떻게 모르는 건지...
그래도 촬영이나 조명은 좋았다. 이때까지는 영화 스토리 외적의 것들의 질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이처럼 스토리와 연기 합이 별로인 영화를 보고 나니 알겠다. 이때까지 괜찮은 영화들만 추려서 잘 본 거였다. 특히 후반부에 화면비가 늘어나는 연출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정말 건질 게 없는 영화는 아니다. Play는 별로지만 ground는 공을 들인 티가 났다.
몰입을 깨는 전형적인 리액션 대사와 마지막 사건의 전말 설명 시퀀스. 주인공을 타인의 말에 대답도 안 하는 개싸가지로 만들다 보니 일어난 일.
사탄이라는 소재에 대한 표현력과 설득력이 너무 부족하다. 쓸데없이 친절하게 '묵시록에 나오는 구절이지.'와 같은 대사를 넣질 않나...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을 제외하면 뭐가 공포스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종교적인 색채를 강하게(하지만 알려주지 않고 암시하는 방식으로) 하거나 좀 조용히 서스펜스를 줬으면 덜 삼류 같아 보였을 수도. 보면서 잠깐 <조디악>이 떠올랐지만, 초기 설정에서만 그렇다. <조디악>을 그렇게 막 탁월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세기의 명작이란 것을 깨달았다.
이날 적당한 시간대에 볼 게 없어서 선택한 게 디깅타임인데, 이딴 영화를 볼 시간에 뭘 하든 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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