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그리고 둘>을 보고 나서, 에드워드 양 감독이 '확실한 내 취향'은 아닌 듯하여 이번에 첫 개봉하는(관람 욕구를 자극하는) 작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그게 무슨 작품인지는 모르겠다) 감독전 관람을 종료했다. 1&2주차 포스터를 운 좋게 한 번에 받기도 했고. 요새 좋은 영화가 많이 재개봉해서 그런지 눈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 그렇지만 <하나 그리고 둘>은 매우 매우 좋은 영화다.
2024.08.16 - [취미/영화] - <하나 그리고 둘> 재개봉 후기
하지만 <독립시대>가 훨씬 마음에 든다. 30년이 지난 지금 봐서 더 마음에 든다. 아직도 여전히 의존시대다.
'몰리'가 '샤오펑'을 해고하면서 인간관계의 변화를 그린 이야기다. 우리는 이 인간관계의 변화를 통해 예전에는 어떤 관계였는지, 누가 누구와 관계를 맺는지(의존적인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꽤나 재밌다... 특히 나는 '아킴'이 좀 귀여운 것 같다.
형식적으로 눈에 띄는 점은 연극 대사와 그 대사를 언급하는 상황이 교차로 나오는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하나 그리고 둘>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과 예술의 교집합(연극에서만 일어날 것 같으나 현실에서 일어남) 부분을 다루고 있다. 자막으로 나오는 연극 대사를 적어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 VOD로 한 번 더 봐아겠다.
계속 보다 보면, 대체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 건지, 이 인물들은 사랑을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어이가 없을 정도다. 인물들의 정신연령이 전체적으로 어려보인다고 해야 하나? 그 부분에서 웃음을 유발하기는 한다.
<하나 그리고 둘>에서 진실의 이면에 대해 다루듯, <독립시대>에서는 진심과 그 이면을 다룬다. '몰리'가 '샤오밍'과 침대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샤오펑'이 '진심인 척'하기를 원한 건지 궁금해진다. '사랑'이라는 단어로 어떻게든 누구에게든 의존하고픈 마음인 걸까?
특히 엔딩에서 '샤오밍'과 '치치'가 3초 만에 재회하는 장면은 에릭 로메르의 '비행사의 아내'를 떠오르게 한다. 이 영화도 코미디 요소가 들어있고(국적이 달라서 그런지 코드는 좀 다르다), 인물들이 매우 의존적이다. 이 영화를 볼 당시에는 이를 표현할 마땅한 말을 찾지 못했는데, '의존시대'가 딱 맞는 말이다.
2024.05.18 - [취미/영화] - <비행사의 아내> 개봉 후기
In this Utopi where everyone think alike...
4K 리마스터링 영어 포스터에 있던 문구이다. 실제로 인물들이 생각하는 것들이 비슷비슷하다. '의존시대'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인물들의 이름만 초반에 잘 익히고 따라간다면 매우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지루할 부분이랄 게 달리 없다. 개인적으로는 <하나 그리고 둘>의 빛에 약간 가려진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30년 만에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하니 에드워드 양 감독전 때 못 본 분들은 꼭 보길 바란다.
어떨 때 볕이 드는지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취미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배트맨> 돌비 재개봉 후기 (10) | 2024.08.29 |
---|---|
<희생> 언택트톡 후기 (2) | 2024.08.26 |
<하나 그리고 둘> 재개봉 후기 (2) | 2024.08.16 |
<비포 선셋> 재개봉 후기 (0) | 2024.08.15 |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후기 (0) | 2024.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