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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후기

nerdite 2023. 11. 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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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합리적 신앙이다

기존에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과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사랑은 주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생각해 볼 것은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라는 점이다. 과학에서도 기대하는 실험 결과가 있고 그것을 믿고 실험을 하는 것이다. 정상과학이 옳다는 신앙 아래 모든 연구가 진행된다. 사랑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사피엔스>에서 자본주의과 소비지상주의, 외모지상주의를 종교로 설명한 것과 같다. 신앙은 본래 종교적인 용어이나, 믿음과 신념에 의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종교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신앙생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실존의 핵심과 본질

너무너무 어려운 주제다. 말은 쉽다. 서로가 서로의 실존의 핵심을 보고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관계 속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해왔던 것 역시 이 점과 맞닿아 있기는 하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사르트르

어떤 사람의 실존을 본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오래 생각해봐야 할 주제다. 쉬운 방법으로는 추상적인 주제의 대화를 많이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본인이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보고 겸손한 사람과 추상적인 대화는 하고 싶다. 왜냐하면 추상적인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깊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피상적이고 사소한 갈등에 치여 지치는 건 본인 손해다. 어떤 단어를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의미로 쓰느냐는 사용자의 몫이다. 파괴적인 갈등(표면적)만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앞으로 인생에서 본인이 갈등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회피할 것이다. 그러므로 생산적인 방향으로 단어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보다 그런 행동을 하는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 집중해 보는 것일까?

자기애

이기심이란 자신을 미워하는 감정을 말한다. 자신만을 생각한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에리히 프롬은 인간은 남을 도움으로써 외롭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도 동의한다.
우리의 정신 속에 자본주의가 강하게 들어오면서 나 자신과 상대를 상품화하고, 조건의 교환, 혹은 성적 결합만으로 사랑을 설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사이비 사랑

이 책에 나온 표현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사랑이 아닌 것. 
신경증적 사랑이란 부모로부터의 감정 결핍을 연인에게 전이시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가 훨씬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완전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이상적인 사랑을 상정하는 이유는, 내 사랑이 이상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알고 최대한 이상에 수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것

어머니 중심의 애착에서 아버지 중심의 애착으로 발달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예전에는 부모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조건적인 사랑(어머니)에서 조건적인 사랑(아버지)으로 '발달'한다는 것도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다. 현재의 나는 부모님의 사랑이 무조건 조건적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어쨌든 사랑에 조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건 중요하다. 모든 사랑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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