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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여행과 나날> 후기

nerdite 2025. 12. 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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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내 최애 감독이 된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이다. 심은경 배우가 출연하며, 일본의 여름과 겨울 풍광을 담은 포근한 영화이다.

말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여행을 떠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대사가 한참 안 나왔다. 첫 대사가 바닷가에서 서양 사람이 소년에게 말을 거는 영화 속 영화에서였다. 영화를 보는 것도 다른 세계로의 여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본가 '이'는 내가 떠올리는 말들에 갇힌 듯한 슬럼프를 겪게 되고, 폭설이 내리는 작은 마을로 떠나게 된다. 큰 에피소드는 없지만, 영화의 이미지 자체를 여행자의 시선으로 둘러보게 된다.

<a href="https://pixabay.com/ko//?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2068298">Pixabay</a>로부터 입수된 <a href="https://pixabay.com/ko/users/kinkate-4384506/?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2068298">kinkate</a>님의 이미지 입니다.

경찰관은 여행을 온 '이'에게 어디를 둘러봤냐고 묻는다. '이'는 그저 강물이 흐르는 걸 봤다고 답했다. 최근에 여행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평범한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처럼, 익숙한 것에서 낯선 새로움을 발견하고 싶었다. 여행 가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는다면, 나의 오감을 사용하여 그 음식을 충분히 즐기고자 할 것이다. 그런 마음을 영화에서는 말없이, 이미지로 표현한다.

'이'의 내레이션이 종종 나오는데, 일본 영화를 보러 갔는데 한국어와 한글이 꽤 많이 나와서 좀 이질감이 느껴졌다. 다만, 흐르는 강물만을 담은 쇼트에서는 자막 없이 그 장면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가 쓴 영화를 본 학생들이 하는 질문들이 결국 <여행과 나날>이라는 영화에 대한 질문들이다. 인간은 원래 고독하며, 이 영화는 고독 사이의 은근한 연대를 다룬다. 또한 영화를 통해 오감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을 체험시켜 준다. 메타 영화의 공식 같은 것이 있다. 액자의 안팎이 오묘하게 닮아있다. '이'와 '이'가 쓴 각본의 주인공 모두 여행자이며, 물고기를 찾게 된다.

다만 심은경 배우의 연기가 괜찮았는지는 미지수다.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각색을 한 것 같다. 영화의 스토리와 연출과는 잘 어울렸지만, 일본어 연기나 느낌이 자연스러웠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레이션에서 몰입이 확 깨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일본어도 한국어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괜찮았을까. 그리고 영화가 너무 어두웠다. 스틸컷보고 깜짝 놀랐다. 위에 달려있는 게 저렇게 생긴 막대기인 줄 몰랐다. D열에 앉아서 유심히 봤는데도 뭔지 몰랐는데... 졸릴 만한 영화였다. 앞부분은 너무 잔잔해서 졸리고, 뒷부분은 너무 어두워서 졸리다. 중반부를 넘어가자 옆쪽에서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보면 내가 오즈 야스지로나 일본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미야케 쇼 감독이기도 하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서도 썼었지만, 정말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되는 감독이다. 다만 아직까지 나의 최고작은 <새벽의 모든>이다. 최근에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런지 영화의 풍광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느낌이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들었다. 여가 생활도 다 때가 있나 보다. 원작을 몰라서 얼마만큼 가져왔지는 모르겠지만, 만화라고 하니 내용이 궁금해진다. 일상 같은 여행, 여행 같은 영화였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소리의 삭제를 이번 영화에서도 많이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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