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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살인마 잭의 집> 후기

nerdite 2026. 6. 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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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곧 내려간다길래 급하게 봤다. 하지만 본 걸 후회... 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영화는 안 봐야겠다. 전에 CGV에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전을 할 때 몇몇 사람들이 왜 '살잭집'은 없냐고 하길래 굉장한 명작인 줄 알았더니, 앞으로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는 사람은 무조건 피해야겠다.

2024.07.17 - [취미/영화] - <백치들> 재개봉 후기

 

<백치들> 재개봉 후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전 포스터를 받으려고 본 영화. 시놉시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이동진 평론가님께서 만점을 주셔서 기대를 좀 하고 봤다.영화를 보면서 frame 내의 장면보다 밖의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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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들>은 재밌게 봤다. 딱 저 정도의 암울함이 맞다.

연쇄 살인마 '잭'이 '버지'라는 인물에게 고해성사를 하는 액자식 구성이다. 자신이 죽인 60여 명의 사람 중 5가지 사건만 이야기했다. 

<a href="https://pixabay.com/ko//?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3536758">Pixabay</a>로부터 입수된 <a href="https://pixabay.com/ko/users/anncapictures-1564471/?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3536758">Annette</a>님의 이미지 입니다.

첫 번째 사건은 '잭'의 신경을 긁는 잭이 고장 난 여자(우마 서먼)다. 사실 제일 놀라고 불편한 사건이었다. '잭'이 왜 화를 안 낼까 싶다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보고 관객들이 조금의 정당성이라도 느끼라는 건지 굉장히 불쾌했다. '잭'의 이름이 같다는 언어유희도 이 영화에 나오니 그저 유치하기만 했다. 살인범이 뱉는 유머라, 하나도 웃기지 않았다.

두 번째 사건은 '잭'이 자신을 경찰로 속였다가, 여자가 속지 않으니 보험사 직원으로 속여 집 안으로 들어가 질식사시킨다. '잭'은 OCD라는 강박증이 있다. 라스 폰 트리에가 실제로 갖고 있는 질병이라고 한다. 이런 내용에 자전적인 요소를 집어넣다니 보통 인물은 아니다. '잭'은 자신이 피해자들에게 예술 속에 영생할 영광을 준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사건마다 3:4 화면으로 전환되어 액자 밖으로 빠져나와 온갖 예술 작품의 콜라주와 글렌 굴드의 피아노 연주 영상이 나온다. '잭'은 자신만의 개똥철학이 존재한다. 그걸 듣고 있기가 너무 거북할 뿐이다.

세 번째 사건이 가장 끔찍했다. 이 장면 직후에 칸 영화제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데, 나라도 그럴 것이다. 엄마와 남자아이 둘, 그러니까 일가족을 살해한다. 아마 엄마가 둘째 아이에게 줄 선물로 '잭'에게 사냥 수업 겸 피크닉을 같이 가는 것으로 신청을 한 것 같다. '잭'은 마치 사슴을 사냥하듯 새끼부터 어미까지 죽인다. 근데 그냥 죽이는 것도 아니고 어미가 아이들을 가두고 있다가, 아이들이 참지 못하고 덤불 밖으로 뛰쳐나오면 '잭'이 한 명 한 명 죽인다. 그리고 죽인 아이들의 시체를 앉혀놓고 피크닉을 한다. 엄마는 넋이 나간 채로 고통받다가 결국 자신도 도망치지 못하고 죽임 당한다. 여기서 '잭'은 자신이 참여형 예술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듯한 표현을 한다. 빨간 모자를 꼭 써야 안전하다고 해놓고, 자신이 사냥을 더 편리하게 하는 도구로 그것을 이용한다. 그리고 그날 죽인 새와 사람 셋을 미물을 액자에 박제하듯 대지에 수풀로 액자를 만든다. 제정신이 아니다. '버지'는 여자에 대한 우월감이 있는 거냐고 물어보지만, '잭'은 그저 그들이 죽이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그게 그거다.

네 번째 사건은 자신이 사랑에 대한 열망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려는 듯, 각별한 감정(사랑은 아닌 걸로 보인다)을 가졌던 '재클린'의 가슴을 베어버리는 장면이다. '잭'은 그녀를 'simple'이라고 부르고, 그녀에게 계속 멍청하다고 한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살인범이다. 그러고는 engineer와 architect의 차이점을 음악가와 연주자로 비유하며 그녀를 가르친다. 여기서 라스 폰 트리에의 세상관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빌라 같은 곳에 살지만, 소리를 질러도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정적이 그렇게나 무섭고 소름 끼친 적은 처음이다. '잭'은 남자는 항상 범죄자, 여자는 항상 피해자라며 남자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또 재클린에게 역설한다. 결국 본인이 그 명제를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으면서도.

다섯 번째 사건에서는 반갑게도 유지태 배우가 카메오로 등장한다. '잭'은 풀 메탈 재킷이 한 번에 몇 명의 머리를 관통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기 위해 탄환을 구하는 과정에서 난관을 겪는다. 그가 격주마다 탄환을 구매하던 '알'의 상점에서 자신이 점점 의심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이성을 잃고 극 중 처음으로 자신의 지인인 SP를 죽인다. 그는 이미 '잭'이 한 일을 알고 있었고, 그를 잡아두려 했지만 오만함(결국 앞서 나온 여자들과 같은 선상의 우둔함)으로 기습을 당하게 된다. 경찰들도 어쩜 그렇게 다 멍청한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잭'의 시선이기 때문에 왜곡된 것이라고 하는데, 너무 과하게 메타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닌가 싶다. 뭐 이 영화를 보고 불쾌해하고 비난받을 거라는 걸 감독이 의도했다... 예상은 했어도 그걸 감수할 정도의 예술이 아니었다, 그냥. 

'버지'는 잭의 실험 장소인 냉동 창고에서 뜬금없이 등장한다. 그는 이승의 인물이 아니고, '잭'을 지옥으로 인도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는 <신곡>에서 단테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베르길리우스에서 따온 것이다. 참으로 고상해라. '잭'은 이 모든 이야기를 지옥으로 인도되는 동안 한 것이다. 어떻게든 지옥에 안 빠지려고 벽을 타고 애를 쓰다 결국 지옥에 빠져 죽게 되는 것(katabasis)으로 에필로그까지 마무리된다.


싫어하는 것 치고 자세히도 봤다 싶지만, 어디가 어떻게 싫은지 정확히 구분하고 싶었다. 간단히 말하면 예술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쪽과 예술은 파괴라고 말하는 쪽의 2시간 30분짜리 대화였다. 근데 아이들을 죽이는, 윤리적인 선을 넘어서까지 보여줘야 할 예술이 도대체 뭐가 있을까 싶은 거다. 또 한창 할리우드에서 미투 운동이 퍼지던 2018년에 여성들에 대한 피해 의식을 가진 연쇄 살인마 영화라니 더욱 비난을 받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를 떠나서 라스 폰 트리에의 개인적인 윤리관도 의심스럽다. 누구나 파괴욕, 정복욕, 추한 모습 등등 나름 '인간성'으로 포장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다만 이 영화는 그 선을 아득히 넘은 것 같아 굉장히 유감스럽다.

2023.07.01 - [취미/영화] - <샤이닝> 재개봉 후기

 

<샤이닝> 재개봉 후기

공간의 스케치 능력이 매우 인상 깊었다. 영화당에서 본 건데, 초반에는 호텔이 너무 넓어서 공포감을 주었다면, 나중에는 공간이 너무 좁아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호텔에 지내는 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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